길을 떠나다/ 튀니지

재스민혁명의 나라-튀니지6 모나스티흐, 엘젬, 제르바섬

비올렛뜨 2012. 7. 19. 20:00

 

 

재스민 혁명의 나라- 튀니지6/2011 11 25

 

아침 7. 호텔을 출발한 버스가 쏘스의 휴양지로 들어선다.

그와 동시에 가이드의 입에서 알리 외치는 함성이 쏟아져 나온다.

어제 전해준 재스민혁명의 열기가 아직도 남았나?

아침부터 알리를 외치는 걸까?

 

 

 

 

 

 

 

여기 보이는 호텔, 위락시설들 모두 알리와 친족들의 소유였답니다.

알리 동생과 처가식구들은 남의 것을 강탈해서 지들만 먹고 살았었죠.

마피아가 따로 없었다니까요. 혁명 후에 지금은 모두 국가소유가 됐지만 그동안

그들이 온갖 못된 짓을 하며 부귀영화를 누린 생각을 하면 아직도 열불이 나요.

 

 

 

 

 

 

 

분기탱천한 가이드는 계속 신이 나서 재스민혁명의 현장을 순간의 열기를 전해준다.

재스민 혁명후의 튀니지를 느끼고 싶어서 여행을 왔다는 브리통 아줌마의 눈이 반짝거린다.

 

 

 

 

 

 

 

휴양지의 시설은 유럽도시 못지않게 훌륭하다. 항구에 정박중인 요트들은

지중해의 코따쥐르 해안을 연상시킨다. 다른 점이 있다면 레스토랑 앞에 쓰인

메뉴판의 가격. 맥주 한잔에 0.5유로. 메뉴가 10유로란다. 정말 훌륭하다. 하하하

 

 

 

 

 

 

 

쏘스를 떠나 남으로남으로 달린다. 우리의 목적지는 엘젬(El Djem)

로마의 콜로세움과 카푸아 원형경기장에 이어 세계에서 번째로 규모가

엘젬 원형경기장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검투장면을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거대한 원형경기장을 품고 있는 엘젬은 소박한 느낌이다. 쇠락한 도시 분위기 탓인지

관광지인데도 물가가 무진장 싸다. 기념품 가격도 튀니스의 절반 가격이다.

한때 북아프리카 최대 올리브 생산지로 엄청난 부를 누렸고 초대형 원형경기장을

소유할 정도로 화려했던 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원형경기장을 돌아보면서 다시 만나는 로마문명에 감탄을 보낸다.

얼마나 대단한 문명이었으면 가는 곳마다 로마시대 유물이 지겨울 정도로 널려있는 걸까?

 

 

 

 

 

 

 

 

 

경기장의 지하를 거닐며 죽음을 앞둔 검투사와 사자의 운명을 생각해 본다.

! 끔찍한 그것을 보고 즐겼을 로마인들이... 인간들이 싫어진다.

나와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들... 어쩌면 로마의 후손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이곳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튀니지의 고속도로는 스팍스까지만 연결되어 있단다.

나머지는 국도를 달려 남쪽으로 제르바 섬을 향해 달려간다.

도로주변은 모두 올리브 밭이다. 끝없이 늘어선 올리브나무를

바라보며 튀니지가 세계 2위의 올리브생산국이라는 사실을 다시 실감한다.

사막지대가 시작되는 튀니지 남쪽지방도 올리브나무가 무성하다.

이번 튀니지여행에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장면도 바로

끝없이 펼쳐지던 대추야자와 올리브나무의 행렬이다.

 

 

 

 

 

 

 

국도를 지나며 튀니지인들의 삶을 바라본다. 남루하고 너저분한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죽은 양을 가게에 걸어놓고 파는 모습과 석유통을 쌓아놓고 휴발유를 파는 모습도 독특하다.

 

 

 

 

 

 

 

 

버스가 멈춘 곳은 고파드 메딘느. 벌집모양으로 생긴 지방특유의 가옥들이

덩그러니 있는 곳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살지 않는 보여주는 집이 같다.

 

 

 

 

 

 

 

 

 

구경을 하러 들리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차를 파는 청년이 보인다.

순박하고 숫기도 없는 청년은 우리에게 다가와서 차를 마시라는

말도 못한다. 왠지 차를 팔아주어야 같아서 민트차를 주문해 마신다.

맛은 그냥 그렇다.

 

 

 

 

 

 

                                  

<벌집 내부. 아마도 손님을 맞이하는 방인듯>

 

 

 

이제, 연육교를 건너서 우리는 호텔이 있는 제르바섬으로 들어간다.

! 아직 튀니지를 떠나지 못했는데... 벌써 집에 느낌이다.

 

 

 

 

 

 

여행의 마지막 /2011 11 26

 

제르바섬의 마르마라 리조트에서 느긋하게 아침을 즐긴다. 며칠 사이에 날씨가 나빠졌다.

처음 도착하던 우리를 들뜨게 했던 뜨거운 태양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비가 오락가락 거린다.

오늘은 제르바섬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제르바섬이 휴양지라서 기대도 했지만 역시 그저 그렇다.

 

 

 

 

 

 

 

가이드는 제르바섬의 도자기가 유명하다면서 우리를 도자기장인의 집으로데려간다.

도자기 흙을 채취하는 것부터 도자기를 빚는 과정까지 보여준 자연스럽게 우리를

가게로 데려간다. 우리 눈에는 그저 그렇게 보이는 도자기가 브리통아줌마를 자극했는지...

지금까지 쇼핑을 거의 하던 그녀가 바구니가 수북하도록 도자기를 산다.

깨트리지 않고 집에 까지 가져갈 있을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

 

 

 

 

 

 

 

 

제르바섬의 수크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유명하다는 생선시장도 에게게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우리는 수크를 돌아다니면서 부지런히 기념품 쇼핑을 한다. 쏘스 수크에서 것보다 예쁜 스카프를

사고 싶었는데... 막상 마음에 드는 것이 별로 없다. 우리는 튀니지의 상징이 그려진

금속접시를 산다. 즉석에서 접시에 새겨 넣은 사랑의 메시지가 간지럽다. ㅎㅎㅎ

 

 

 

 

 

 

 

 

 

가이드가 데려간 제르바 전통음식 레스토랑은 쉬크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폼을 잡고 점심을 먹어도 가격부담이 없다니...

정말 튀니지 물가는 착하기 짝이 없다.

 

 

 

 

 

 

이제,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이다. 우리는 지난 바닷가를 거닐며 이번 여행을 곱씹어 본다.

새벽부터 강행군을 덕에 튀니지 전국을 돌아다닌 여행이었다. 한곳에 머무는 여행을 좋아하는

프랑스사람들이 어쩌자고 이런 여행프로그램을 만들었는지 놀랍고 고맙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우리의 튀니지여행이 벌써 추억으로 남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