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도시를 돌다-모로코1
황제의 도시를 돌다- 모로코1
서울의 여름이 너무 덥다. 몰려드는 더위에 헉헉 거리다가 문득 작년 이맘때 모로코에서
살인적인 더위에 시달리던 기억이 떠올랐다. 프로방스 생활을 정리하느라 바빠서
블로그에 올리지 못했던 나의 여행이야기.
프랑스여행사를 따라서 모로코 황제들이 살았던 도시를 일주일 간 돌아다녔던 기록들이다.
2012년 6월 27일. 오후 1시 50분. 마르세유프로방스공항을 이룩한 비행기가 모로코 마라케시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고 공항을 나서니 뜨거운 바람에 숨이 턱턱 막혔다. 현재 기온 43도. 내리쬐는 햇빛이 뜨겁다.
여행사버스를 타고 시내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시내와 가까운 르 마라케시 호텔은 4성급인데도 으악이다. 비실대는 에어컨때문에 호텔이 후끈 달아올라있다.
수영장은 그늘도 거의 없다.햇빛이 너무 강해서 수영을 하려던 야무진 꿈을 접었다.
호텔이 시내와 가까운데도 미리 시내구경을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근처를 어슬렁거려도 너무 더웠다. 우리가 찜질을 하려고 여기까지 왔나?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찬물샤워를 하고 선풍기를 틀고 생전 안 자던 낮잠을 잤다.그래도 오랜만에 참,잘~ 쉬었다.
저녁을 먹고 제마엘프나(Djemaa El-Fna)광장으로 나갔다.
소매치기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카피한 신분증만 달랑 넣고 나선 길.
편안하면서도 약간은 불안한 마음으로 광장을 향해 걸었다.
저녁시간인데도 날씨는 여전히 더웠다. 마라케시에서 제일 유명한 광장이라는데, 더운 날씨 탓인지
찌리꾸리한 광장이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이곳은 사진촬영에 극히 주의를 해야한다더니...
사진을 찍던 남편에게 다가온 모로코사람이 5디람을 내라며 손을 내밀었다. 수업료를 지불한 남편은
사진을 찍으려는 전의를 상실하고, 우리는 슬슬 광장을 떠나고 싶어졌다.
여행을 좋아하면서도 여행지에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지 못한 탓일까?
여행지에서 만난 황당한 경험들때문일까?
그날 밤, 우리는 마음껏 마라케시의 밤을 즐기지 못 했다.
광장만 겨우 한 바퀴 돌고 호텔로 돌아오니 한 시간이 지났다.
덥다고 투덜거렸어도 호텔이 제일 마음 편했다.
내일 가이드와 함께 마라케시를 투어할 기대를 안고 잠을 청했다.
너무 더워서 잠이 올지 모르겠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