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셋이서 프로방스 꼬따쥐흐를 누비다2
여자 셋이서 프로방스 꼬따쥐흐를 누비다2/ 모나코, 니스, 앙티브
4월22일. 오늘부터 2박3일간 꼬따쥐흐를 여행한다.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를 서두른다. 니스행 테제베티켓은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바쁜 와중에 커피와 바게트로 아침을 해결하고, 간단하게 샌드위치까지 싼다.
잘 먹어야 씩씩하게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
아침 6시30분. 8시 11분에 떠나는 니스행 테제베를 타기 위해서 집을 나선다.
지중해를 끼고 달리는 기찻길은 환상적인 경치로 유명한 곳이다. 나도 꼭 한 번 달리고 싶었던 코스다.
물론 지중해를 따라 달리는 자동차길도 있지만 소문에는 기찻길이 더 환상이란다.
테제베 안은 비교적 한가하다. 계속 이어지는 지중해풍경에 환호하다보니 어느새 니스가 가까워진다.
테제베는 니스까지 운행되고 니스에서 모나코까지는 테으에흐(TER)를 갈아타야한다.
혹시 실수로 기차를 놓치면 어쩌나.. 초보가이드는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무사히 모나코행 기차를 탄 뒤, 일정을 다시 확인해본다. 오늘은 모나코를 보고 에즈마을을 거쳐서
니스에 잠깐 들렸다가 민박집이 있는 앙티브로 가는 것이다. 빠듯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된다.
모나코는 세 번째다. 그러나 초행인 두 사람은 몬테카를로역을 나오는 순간부터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나코에 잔뜩 반한 눈치다.
몬테카를로 역을 나와 시내를 통과해서 대공궁전(Palais Princier)으로 오른다.
무모한 가이드는 이번에도 지도가 없다. 그렇지만 모나코는 구석구석 훌륭하게 관광안내를
할 자신이 넘친다. 대공궁전 근처의 공원과 작은 샵들을 구경한 뒤, 우리는 성당으로 들어간다.
모나코왕비였던 그레이스켈리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고 그녀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대공궁전과 그 주위를 둘러보는 코스는 꼼짝없이 발품을 팔아야 하는 곳이다.
자동차길이 있으나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것 같다.
언덕위에 있는 공원은 조경도 멋지지만 그곳에서 바라보는 지중해풍경이 더 멋진 곳이다.
공원을 내려와서 카지노까지, 또 꼬박 30분 이상은 걸어야한다.
으으으~ 두 사람 입에서 신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평소에 엄청 걷는 나도 슬슬 힘든데,
두 사람은 오죽하랴. 그래도 우리 세 여자의 여행은 즐겁다. 힘들어도 좋기만 하다~
카지노공원에서 아픈 다리를 쉬고 나니, 다시 기운이 난다.
도박에 전혀 관심 없는 가이드의 횡포로 두 사람은 카지노를 겉에서만 힐끔 보고만다.
그래도 두 사람은 만족해한다. 카지노와 열대공원을 둘러보고 에즈마을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안 온다. 여기가 아닌가? 근처 버스정류장을 다 봐도 에즈마을로 간다는
112번 버스가 서는 곳이 없다. 니스로 가는 100번 버스는 있는데...
한 15분쯤 기다리다가 전격 계획을 바꾼다. 시간도 늦었는데 그냥 니스로 가자!
기차역으로 달려가서 니스 행 기차표를 끊었다.
<에즈마을 가는 버스를 기다렸던 카지노 앞 공원>
기차는 바닷길을 달린다. 그런데 세상에...모나코 다음 역이 에즈다. 정확하게는 쉬흐 에즈라고,
바닷가에 위치한 에즈마을인 셈이다. 우리가 가려는 곳과는 1시간 거리란다. 여기서 내릴까?
잠시 갈등하다가 그냥 니스로 간다. 니스 빌 역에서 앙티브로 가는 6시 5분 기차를 끊고,
니스해변으로 나왔다. 지중해 바다가 옥색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는 즐겨야지? 우리는 빠듯한 시간을 원망하면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가 커피를 마셨던 니스해안. 해안 윗길이 프롬나데장글레다>
앙티브는 작지만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다. 미리 예약한 민박아파트도 조용하다.
비수기라서 다른 손님들 없이 우리 세 사람만 아파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환상의 조건도 갖추었다. 그런데, 선배가 민박집이 마음에 안 든단다.
우리 집의 정갈한 따뜻함이 그립다나? 그 자리에서 이틀 밤을 머물기로 한
계획을 바꿔서 하루만 머물기로 결정을 하고, 앙티브 구경을 나선다.
<앙티브 요트장의 야경. 가끔, 사진은 실제 우리가 느낀 감동을 반감시키는 것 같다.>
피카소 미술관이 있는 앙티브는 이 근처에서 가장 큰 요트정박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단다.
아름답고 깨끗한 앙티브의 매력 때문에 잠시 마음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우리는 내일 니스로 가서 에즈마을을 보고 깐느로 이동해서
엑스 우리 집으로 가기로 계획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