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베네룩스3국

졸업여행, 베네룩스삼국을 가다2- 안트베르펜,잔세스칸스

비올렛뜨 2009. 9. 11. 01:04

 

졸업여행-베네룩스삼국을 가다2- 안트베르펜, 잔세스칸스 (5월 22일)

오늘일정은 벨기에 제2의 도시 안트베르펜을 구경하고,

네덜란드로 가서 풍차마을 잔세스칸스를 돌아보는 것이다.


브뤼셀에서 북쪽으로 47km 떨어진 안트베르펜은 <플란더스의 개> 배경도시이자 루벤스로 유명한 곳이다.

중세시대에는 서유럽 경제의 중심역할을 한 곳이지만, 이런저런 역사의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도시이기도하다. 또 루벤스, 반다이크 등 훌륭한 예술가를 배출한 저력으로

현재는 21세기 최고의 의류, 직물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도시란다.

 

 

 

 

 

늘 그렇듯 부지런한 우리가 안트베르펜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30분.

아침잠에서 부스스 깨어난 도시는 기지개를 켜며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마르크트 광장 근처의 카페들도 하나 둘씩 문을 열기 시작한다. 시청사와 길드건물에 둘러싸인 광장은

아직 한적하다. 우리는 제프 씰비우스의 동상 브라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도시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도시를 차지하고 앉은 건물과 집들이 아기자기하고 특이하다.

계단을 상기시키는 지붕모양이 참 독특하고 아름답다.

건축에 문외한이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각 도시의 건축물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벨기에의 건축은 프랑스보다 네덜란드와 더 닮은 것 같은 느낌이다.

 

 

 

 

 

안트베르펜은 우리에게 만화영화 <플란더스의 개>와 화가 루벤스로 유명한 곳이다.

루벤스 동상이 서 있는 광장을 걷다보니 우뚝 솟은 성모대성당이 참 잘생겨 보인다.

 

 

 

 

                            <성모대성당, 벨기에 최고의 고딕양식 건물이다>

 

 

우리는 대성당 앞을 지나며 성당 안에서 쓸쓸히 죽어간 네로와 파트라슈를 기억한다.

<우리도 성당안으로 들어가서 네로가 죽기전에 보았다는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이르다. 아직 성당은 문도 안 열었다. 이럴때는 너무 부지런한 것도 탈이다>

 

그러고 보니, <플란더스의 개>는 참 슬픈 이야기다. 가엾은 네로를 고생만 시키다가 결국 죽게 만든

작가가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 네로와 파트라슈의 죽음 때문에 이야기가 더 짙은 여운을 남겼는지

모르지만...슬픈 이야기는 싫다. 착한 사람, 열심히 산 사람은 복을 받고 행복해져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트베르펜 시내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브뤼셀보다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도 마음에 든다.

어느새 안트베르펜을 찾은 관광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도 그들 틈에 섞여서 시내를 산책하고, 스켈트 강가로 나갔다.

 

 

 

 

 


강가에는 12세기에 지은 안트베르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 서 있다.

꼭 레고로 만든 성 같은 이 건물은 처음에는 요새였고, 나중에 감옥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해양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단다.



 

 

 

벨기에를 떠나 네덜란드로 가는 길은 온통 저 푸른 초원이다.

그림 같은 집은 별로 없지만 얼룩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들이 정말 평화롭게 보인다.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우리는 네덜란드의 풍차마을 잔세스칸스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한 건 오산이었다.

 

 

 

 

 

분명히 강인지 바다인지를 건너면 풍차마을에 도착한다고 되어있는데 근처를 뱅뱅 돌아도

마을이 안 보인다. 다리를 건너갈 길도 안 보인다. 오잉? 여기가 어디지?

 


 

 

 

그때, 씩씩하고 예쁜 네덜란드 처자가 자전거를 타고 휘리릭 우리 곁을 지나간다.

남편이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 어디로 가야 잔세스칸스엘 갈 수 있냐고 묻자 친절하게

훼리를 타라고 알려준다. 공사 때문에 길이 끊겨서 훼리를 타야만 풍차마을로 들어갈 수 있단다.

 

 

 

 

 <훼리에서 찍은 우리의 그림자. 룰룰랄랄 신이 난 모습이다>

 

 

풍차마을로 들어가는 훼리는 공짜다. 그런데 사람과 자전거만 태워준단다.

우리는 서둘러 주차를 하고 풍차마을행 훼리를 탄다.     


 

 

 

 

풍차마을 잔세스칸스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내 취향과 꼭 맞는 곳이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동화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진발이 별로다. 참 이상하다.


 

 

 

 

사진 속의 잔세스칸스는 왠지 실망스럽다. 왜 그럴까?

사진에 우리가 느끼고 환호했던 아름다운 순간들을 담아내지 못해서일까?

 

 

 

 

 

                  <풍차마을에는 현재 7개의 풍차가 남아있다. 그러나 전성기때는 7백여개의 풍차가 있었단다>

 

 

 

 

 

 

 

우리는 힘차게 돌고 있는 풍차주변과 마을의 예쁜 목조가옥들을 둘러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산책을 즐겼다. 치즈공장에 들려서 네덜란드 치즈의 맛을 즐기고,

<우리 취향에는 프랑스치즈보다 네덜란드 치즈, 구다와 에담치즈가 더 맛있다.>

예쁜 풍차모양의 기념품을 사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든다.


 

 

 

 

 

동화책 같은 풍차마을을 여행하는 동안 우리 마음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하다.

마음이 느긋해지고 히히하하호호 괜한 일에도 웃음이 나온다.

오월의 햇살이 따뜻하다. 간간히 바람이 심술쟁이처럼 불어 닥친다.

그래도 좋다. 잔세스칸스를 산책하는 사이, 우리 마음은 더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