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alut! 프로방스/프로방스의 집

우리동네 메종

 

 

우리동네 메종

 

며칠째 무더위경보가 계속되던 8월 22일.

델레나와 뜨거운 태양아래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장소는 17세기에 지어진 우리동네의 유서깊은 메종.

 

 

 

 

 

 

델레나가 여름 한철을 보내고 있는 메종은 우리집에서 2분거리.

가끔씩 멋진 단독주택들이 즐비한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울창한 나무벽으로 둘러싸인

저 집안에 뭐가 있을까 궁금해 했던 집이다. 집구경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땀을 뻘뻘흘리며

메종을 찾아간다. 메종으로 들어가는 길이 시골길같다. 와! 엑스시내에서 5분거리에 이런 곳이 있다니.... 

 

 

 

 

 

 

 

 

배고프다고 아우성인 델레나때문에 우선 정원에서 점심식사를 시작한다.

오래된 저택의 정원은 전형적인 프로방스풍이다. 키큰 사이프러스 나무와 올리브나무는 물론이고

계절마다 돌아가며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3백살이 넘은 아름드리나무가 만들어놓은 

그늘 아래서 점심을 먹는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나는 불고기와 한국식월남쌈 요리를 했고,

그녀는 토마토치즈타르트와 호제와인을 준비했다.   

 

 

 

 

 

 

 

 

 

나무 그늘 아래서도 날씨는 덥다. 바람이 조금만 불었어도 백점일텐데...

그 흔한 프로방스의 미스트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점심을 먹으며 우리의 수다가 시작된다. 이제 그녀의 삶에 이혼의 아픔과 외로움은 없다.

프로방스에서 그녀의 삶은 언제나 유쾌하고 도전으로 넘친다. 모든 것에 가능성이 열려있는 

그녀의 삶은 오십이 넘어서 다시 젊어진 느낌이다. 외로움까지 즐길 줄 아는 그녀가 부럽다. 

 

 

 

 

 

 

 

 정원 너머로 보이는 풍경. 뾰족하게 솟은 성 소뵈르 성당과 시내 전경이 정말 아름답다. 

 

 

 

 

 

 

 

17세기에 지어진 이 집은 3층 구조. 1층과 2층은 집주인이 쓰는 공간이고

3층은 외부손님을 위한 곳이다. 뒷마당으로 돌아가면 엑스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빌려주는 스튜디오도 있다.

매년 여름이면 집주인은 시원한 브레타뉴지방으로 피서를 간다. 델레나는 그 동안 이집에 살면서 정원에 물을 준다.

뜨거운 프로방스 태양때문에 늘 목이 마른 나무들은 그녀의 보살핌 속에서 여름을 난다.

 

 

 

 

 

 

 

 

 

델레나가 머무는 공간은 작은 살롱과 두개의 방 그리고 부엌과 욕실, 화장실이 전부다.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오래된 가구가 내 눈길을 끈다.

 

 

 

 

델레나의 침실에서는 아름드리 나무사이로 멋진 정원풍경이 보인다. 

 

 

 

프로방스풍의 부엌도 오래됐지만 기품이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식탁 옆에 놓인 중후한 그릇장이 마음에 든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집안에서 바라보는 시내풍경.

이집에는 오래된 고성처럼 둥근 탑이 있는데... 그곳에서  이렇게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집구경을 마치자 델레나가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준비한다. 

커피향에 젖어서 다시 한번 오래된 집의 풍취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