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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스웨덴

북유럽의 베니스-스톡홀름3

 

 


북유럽의 베니스-스톡홀름3

오늘은 대중교통의 날! 24시간교통카드를 들고 스톡홀름을 구석구석 돌아볼 생각이다.

월요일 아침, 시내분위기가 활기차다. 비가 약간 내린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햇살이 쨍쨍하다.

날씨덕분에 기분이 좋아진 우리는 버스정류장을 향해 들뜬 걸음을 재촉한다. 


 

 

 

 

 

 

 

 

 

 

 


관광센터에서 준 버스노선지도를 펼쳐본다.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트랩노선도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경치구경을 할 수 없는 지하철은 건너뛰고, 우리는 버스와 트램 그리고 배를

번갈아 타고 다니기로 한다. 스톡홀름시내버스는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파란버스는 1번부터 4번까지 4개의 노선이 시내와 외곽을 재빠르게 연결해주고,

시간대와 요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의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  빨간버스는 노선이

다양하지만 파란버스처럼 자주 다니지 않는다. 가만히 버스노선지도를  들여다보니

파란버스를 타고 다니면 시내는 물론이고 스톡홀름외곽까지 골고루 구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파란버스 2번을 타고 감라스탄지구를 지나 SODERMALM섬으로 들어간다.

스톡홀름의 명물이라는 카타리나 리프트 전망대가 보인다. 버스가 언덕길을 오른다.

우리는 얼른 버스에서 내려 바다를 향해 걷기시작한다. 5분 정도 걸었을까, 그림 같은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우리는 바다 위의 도시, 스톡홀름을 내려다보며 잠시 말을 잃는다.


 

 

 

 

 

 

 

 

 

 

 

 


언덕에 서서 하염없이 스톡홀름을 바라본다. 바이킹라인 선착장에 내린 관광객들이 바다를 따라서 걷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우리는 언덕을 따라서 걷다가 다시 3번 버스를 타고  SODERMALM섬을 돌아본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파스텔톤 건물들이 아름답게 서 있다. 가로수가 멋진 동네 길도 나란나란 반듯반듯하다.

 

 

 

 

 

 

 

 

 

 

 

 

버스 안은 노인천국이다. 아침 일찍부터 어디들을 가는 걸까? 궁금증은 곧 풀렸다.

3번 버스 종점은 큰 종합병원이다. 버스에서 내린 노인들은 씩씩하게 병원으로 들어선다.

겉모습으로 봐서는 별로 아파보이지 않는데...병문안을 가거나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나보다.

병원주변 동네도 참 깨끗하다. 옛날 건물과 현대식건물이 어우러진 부촌 같은 느낌이다.


 

 

 

 

 

 

 

 

 

 


다시 3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한다. 감라스탄지구를 지나자 시청이 보인다. 우리는 얼른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투어는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마다 버스를 타고 내리며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참 좋다.

 

 


 

 

 

 

 

 

 

 

1923년에 완성된 시청건물은 웅장하고 화려하다. 스웨덴 유명건축가 라그나르 오스트벨리가

설계한 이 붉은 벽돌건물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시청사탑을 바라보는데 저절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시청마당은 사람들의 놀이터다. 우리처럼 사진을 찍느라 바쁜 관광객들과 햇살을

즐기러 나온 스톡홀름시민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권위적 이기보다 친근한 느낌이 든다.


 

 

 

 

 

 

 

 

 

 

시청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환상이다. 조금 전에 언덕위에서 바라보던 것과 또 다른 느낌이다.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시청 앞 잔디광장을 거닐다보니 이렇게 멋진 시청을 가진 스톡홀름사람들이 부러워진다.


 

 

 

 

 

 

 

 

 

 

시청에서 얼마나 많이 놀았을까...슬슬 배가 고파온다.

우리는 스웨덴 전통레스토랑을 찾아서 감라스탄지구로 향한다.

원래 감라스탄은 오늘 여행의 맨 마지막 코스였다.  가스등이 켜지는 감라스탄 거리의 낭만을

느껴보라는 충고를 듣고 계획한 것인데... 뭐 어떠랴, 낮에 가고 밤에도 또 가면 되지 뭐!

 

 

 

 

 

 

 

 

 

 

 

가이드북에 나온 전통레스토랑 주소를 들고 감라스탄 식당가를 찾아다닌다.

식당가는 이탈리아식당들이 잔뜩 들어서있다. 어디를 가나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이탈리아 피자리아식당들도 주루룩이다. 유럽의 음식은 이탈리아가 정복한 것 같다.

우리가 찾던 전통 레스토랑도 이탈리아식당으로 바뀌었다.


 

 

 

 

 

 

 

 

 

 

 

관광객들로 가득한 감라스탄 거리는 활기로 넘친다. 중세도시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거리풍경은 프로방스와도 많이 닮았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모습이다. 기념품가게가 늘어선

거리를 걷다가 사이사이로 난 골목길로 접어들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감라스탄 산책이 살짝 지루해질 무렵, 우리는 배를 타고 유루고르덴섬으로 향한다.


 

 

 

 

 

 

 

 

 

배를 기다리는데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불길한 먹구름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기어이 비를 내린다.

다행히 비는 금방 그쳤다. 스웨덴 날씨도 참 변덕이 심하다. 비가 내리는가 싶으면 금방 해가 나고

다시 바람이 불면서 비를 뿌린다. 배를 타고 바라본 스톡홀름은 또 다른 모습이다.

 

 

 

 

 

                                       <배에서 바라본 바사박물관>



선착장에 도착한 우리는 또 다른 여행코스를 연구한다.

이번에는 트램과 버스를 타고 스톡홀름 외곽으로 이동한다.


 

 

 

 

 

 

                           <트램을 타고 가며 찍은 스톡홀름 오페라극장.>

 

 

 

 

               <트램에서 내려서 다시 버스를 타러가는 길. 세르겔광장을 산책하다.>

 

 

 

      <회토리에트 광장에는 시장이 섰다. 딸기와 체리, 아스파라거스의 가격은 프랑스와 거의 비슷하다.>

 

 

 

 

 

 

스톡홀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버스투어는 즐거운 여행법이다. 버스를 타고 다니다보면

스톡홀름 사람들의 실생활을 저절로 알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대도시를 여행할 때마다 버스투어를 한다.

물론 관광지만 돌아보는 투어가 아닌 교통카드를 이용해서 우리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투어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다니며 스톡홀름을 발견한다. 3번 버스의 종점이 모두 종합병원과 연결되어 있고,

1번 버스를 타면 국제여객선터미널도 갈 수 있다는 사실까지 파악하자 반쯤은 스톡홀름 시민이 된 것 같다.

 

 

 

 

 

 

 

        <스톡홀름에는 이렇게 멋진 공원이 수두룩하다. 여행하면서 제일 부러웠던 부분이다.>

 

 

버스투어는 또 다리가 편안한 여행이다.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버스를 타고 앉아서 쉬면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멋진 곳을 발견하면 내려서 구경하고 힘들면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이렇게 여행을 하면 교통비가 비싼 스웨덴에서 120kr(약 2만원?)짜리 교통카드의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우리는 버려진 선박을 유스호스텔로 쓰고 있는 현장을 찾아서 쉐프스홀맨 섬을 찾았다.

아쉽게도 이미 카페가 문을 닫은 시간이라 외부인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단다. 내친김에 바다를

따라서 섬 산책을 즐긴다.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 스톡홀름은 세련되고 깨끗한 베니스 같다.      

 

 

 

 

 

 

 

 

                        <왕립공원을 산책하다가 트램을 타러 가는 길...>

 

 

         <트램 안에는 교통카드를 체크하는 기계가 없다. 대신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표 검사를 한다.> 

 

 

           <다시 배를 타고 감라스탄 지구로 건너가는 길. 스톡홀름의 태양은 저녁이 되자 더 빛난다.>   

 

 

 

 

 

 

 

저녁 무렵 감라스탄지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낮에 느꼈던 활기는 모두 사라지고 고요함만 남았다.

역시 여행지의 꽃은 와글와글한 관광객들이라는 말이 맞나보다. 터덜터덜 감라스탄 거리를 걷는데

마음이 쓸쓸해진다. 아무래도 가스등이 켜지는 시간까지 기다리는 건 무리다.   

 

 

 

 

 

 

 

                 <쓸쓸하지만... 감라스탄 카페광장과 골목길은 여전히 아름답다.>

 

 

 

 

 

 

 

 

우리는 감라스탄 지구에서 국회의사당을 지나 세르겔 광장으로 이어지는 보행자도로를 따라 걷는다.

스톡홀름 거리는 어디를 가도 깨끗하다. 버스를 타고 찾아갔던 변두리 지역들도 하나같이 깔끔했다.

우리가 발견을 못한 건지 모르겠지만, 런던과 암스테르담에서 보았던 지저분한 빈민가는 그 어디에도 없다.

어디를 가도 정갈하고 안전해 보인다. 높은 국민소득과 세계최고라는 복지국가 스웨덴의 저력이

곳곳에 스며든 탓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버스투어는 저녁을 먹고 나서도 계속된다. 바르셀로나에서 강도를 만난 이후로 밤 외출은

절대사절이었는데... 스톡홀름에서는 밤거리를 다녀도 전혀 무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다.

어쩌면 낮이 긴 탓인지도 모르겠다. 밤 10시 지나자 도시가 어둑어둑해진다.

스톡홀름에서의 마지막 밤이 깊어간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는 스톡홀름과 작별인사를 하러간다.

 

 

 

 

 

 

 

  <카페의자에 걸쳐놓은 보온용 담요가 신기하다. 따뜻한 프로방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풍경이 신기해서 한 컷!>

 

 

 

공항버스를 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두 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세르겔 광장에서

감라스탄지구까지 이어지는 보행자도로로 접어든다. 마지막은 늘 아쉬운 법이다.

우리는 천천히 스톡홀름거리를 걸으며 추억을 꼭꼭 눌러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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