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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나, 유학생 맞아?

2학기가 시작되다

 

2학기가 시작 되다.

지난 주, 4개월 간 계속된(실제 수업기간은 3달이다) 1학기가 끝났다.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테스트까지 끝내고 보니 약간 허탈해졌다.

학교만 다니면 말이 술술 늘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아쉽고,

그 모든 원인이 결국은 내 탓이라는 사실에 씁쓸했다.

그래도 학교를 다니기 전보다는 일취월장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2학기를 맞이했다.

 

월요일 아침, 아뜰리에 강의실을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다. 혹시 내가 잘 못 들어온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의실은 모르는 얼굴로 가득했다. 선옥씨랑 도린이 없었다면 정말 돌아서서 나갈 뻔했다.

게다가 아뜰리에 수업은 교수님까지 바뀌었다.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는 화요일. 우리 반은 4명이 그만두었고, 5명의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그 중 한 명은 지난 학기에도 가끔 강의를 들으러 왔던 콜롬비아인 조앤느다.

프랑스남자친구랑 함께 산다는 그녀는 내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짧은 질문을 해 댄다.

스페인어를 하는 그녀는 불어를 이해하고 듣고 말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다만, 문법적인 문제와 약간의 발음 문제가 있을 뿐이다. 에고 부럽다.

 

나머지 네 명의 새로운 얼굴은 스웨덴인 두 명과 미국인 한 명 그리고 타일랜드인이다.

교수님은 우리의 친목을 위해서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주셨다.

4개조를 만들어서 4명의 신입학생들이 돌아가면서 10분씩 자기소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인데... 신입생들의 불어실력이 만만치 않다. 모두들 영어는 기본으로 한단다.

으흑~ 게다가 타일랜드인 빤땀은 프랑스남편이랑 살고 있다니.. 말하기 듣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인다.

 

 

 

 

                          <새로온 콜롬비안 조앤느와 스웨덴인 엑셀과 마틸드>

 

 

그 결과는 오늘 듣기 테스트에서 처참하게 나타났다. 평소보다 어려운 듣기테스트여서

늘 성적이 좋았던 나의 점수가 무너지는 아픔을 맛보았는데, 새로온 친구들 점수는 하늘을 난다.

 

교수님도 살짝 놀란 눈치다. 아마도 나를 비롯해서 기존 우리 반 친구들 성적은 엉망인데

새로 온 친구들 성적은 모두 좋았기 때문이리라.

조앤느는 듣기와 말하기에는 문제가 별로 없는데 문법적인 면이 걱정이란다.

수많은 동사변화를 언제 공부하나 끔찍하다는 표정이다. 그런데 나는 어떤가.

한 학기동안 부지런히 동사변화를 외우고, 과거에 미래까지 배웠지만 잊어버린 것이 반 이상이다.

시험점수가 좋았던 탓에 교수님은 내게 은근히 기대를 하시는데, 돌아서기 무섭게 잊어버리는

내 현실을 알게 된다면 크게 실망하시겠지? 에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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