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T스토리로 강제 이사를 하고 보니 생글방글 프로방스댁은 내가 지나온 한 시절의 기록이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프로방스에 둥지를 튼 것이 2007년 9월 1일. 그날 이후 새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신기해하며 즐기고 사랑하며 5년 5개월을 그곳에서 살았다.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흘러갔고, 그곳을 떠난지 벌써 10년이다. 이제 그곳에 살았던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졌다. 생글방글 프로방스댁은 그 시절, 내 인생의 화양연화 같던 시간의 기록이다. 그곳에 살며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지만, 다 쓰지 못했던 이야기다. 그곳을 떠나고, 머쓱해진 심정으로 가끔 생글방글 프로방스댁을 찾았지만, 거의 잊혀진 추억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아주 버릴 수는 없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프로방스댁이 될 수는 없겠지만... 티스토리에 나의 추억을 일단 묻어놓는다. 더보기 따로 또 같이 프로방스를 걷다 28회 <제28회> 17 2012년 5월 24일 “숙! 미셸이랑 어떻게 된 거야?” 쥬디가 짐을 챙기는 화숙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화숙이 그를 거절한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녀의 표정이 심란하다. 쥬디는 화숙이 유일하게 속을 털어놓는 친구다. 딸, 미양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남편이야기를 쥬디는 눈물.. 더보기 따로 또 같이 프로방스를 걷다 27회 <제27회> “미안하다. 어미야.” 차갑게 식은 전복죽을 본 시어머니는 말없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화장을 다시 고쳤으나 화숙의 두 뺨에는 희미하게 눈물 자국이 남아있었다. “늙은이 욕심 때문에 어미, 널 많이 힘들게 했어. 정말 미안하다. 변명 같지만… 난, 그 아이가 싫었어. 그.. 더보기 따로 또 같이 프로방스를 걷다 26회 <제26회> 어둠 속에서 파도소리만 들린다. 미셸이 준비해온 향초에 불을 붙인다. 은은한 라벤더 향이 바람을 따라 살금살금 다가온다. 생각보다 춥지 않다. 온화한 프로방스 날씨를 만들어주는 지중해 바람 탓인가 보다. “그거 알아요? 여기서 새벽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거?.. 더보기 따로 또 같이 프로방스를 걷다 25회 <제25회> 화숙은 부끄럽고 창피했다. 울컥 솟구치는 화도 참을 수 없었다. 이러다 길거리에서 딸의 뺨을 후려칠 것 같았다. 그녀는 침울한 얼굴로 돌아섰다. 택시를 잡았다. 그제야 상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미양이 화숙을 붙잡았다. 이미 그녀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었다. 택시에 몸을 .. 더보기 따로 또 같이 프로방스를 걷다 24회 <제24회> 화숙은 쥬디가 주최하는 파티에서 미셸을 처음 만났다. 앙투완의 상사인 그는 올드한 데니 분 인상을 풍겼다. 알랭 드롱처럼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친근하면서도 젠틀한 느낌이었다. “3년 전에 한국으로 출장을 다녀왔어요. 어메이징한 나라더군요.” 그는 고향 친구를 .. 더보기 따로 또 같이 프로방스를 걷다 23회 <제23회> 남편은 딸에게 자유를 주지 않았다. 중고자동차를 사서 화숙에게 딸의 등하교를 맡겼다. 딸을 절대로 혼자 두지 말고 일거수일투족까지 감시하라는 것이 남편의 요구였다. 아이러니했다. 딸의 자유를 박탈하겠다고 산 자동차가 화숙에게는 더없이 큰 자유를 주었다. 화숙은 .. 더보기 따로 또 같이 프로방스를 걷다 22회 <제22회> 쥬디가 엄마에게 보낼 엽서를 쓰는 동안 커피가 다 식었다. 그녀는 차갑게 식은 커피를 마시면서 연신 싱글벙글한다. 엄마가 앙티브우체국 소인이 찍힌 엽서를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겁단다. 화숙은 싱그러운 해바라기처럼 활짝 웃는 쥬디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 더보기 이전 1 2 3 4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