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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ut! 프로방스/프로방스 마을탐방

자전거의 산, 벙투(Le mont Venteux)

 

 

 

 


자전거의 산, 벙투(Ventoux)


프로방스 살이를 시작할 때부터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은 산이 있었다.

1909미터, 프로방스에서 제일 키가 큰 이 산의 정상에는 만년설이 뒤덮여있고,

일년 중 240일은 큰바람 미스트랄이 어마어마하게 분다는 소문이 자자한 곳.

그래서 산 이름도 바람이라는 뜻인 프랑스어 le vent에서 유래된 벙투 Ventoux산이다.


 

 

 

 

 

 

 

 

 

 

산을 좋아하는 남편은 주말마다 집 근처에 있는 생트 빅투아르 산을 오르면서.

저 멀리 벙투산을 바라보곤 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벙투산을 꼭 오르겠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높고 험한 산을 오르려면 체력을 키워야한다는

체력단련의 의지도 대단했었다.


 

 

 

 

 

 

 

 


그런데...프로방스 살이에 익숙해진 지금, 우리는 벙투산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벙투산 정상의 만년설은 눈이 아니라 하얀 석회암덩어리들이었고, 

산 전체가 프랑스의 유명한 자전거일주경주, 투흐 드 프랑스(Tour de France)

유명코스라는 것과 자전거는 물론이고 자동차로도 산 정상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당장 벙투산을 오를 계획을 세웠다. 8월 중순의 무더위도 두렵지 않았다.

엑스에서 북쪽방향으로 한 시간 반쯤 자동차로 달린 우리는 드디어 벙투산 입구에 도착했다.

우리는 산을 오르는 세 가지 방법,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자동차로 가는 방법 중에서

가장 쉽고 편한, 자동차로 산을 오른다. ㅎㅎㅎ

 

 

 

 

 

 

 

       

 


 

 

벙투산 입구부터 자전거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산을 오른다.

대부분이 오르막길이라 자동차를 탄 우리가 앞서지만 내리막길을 만나면 전세가 역전된다.

우리는 자전거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심조심 산을 오른다.

구슬땀을 흘리며 힘차게 자전거 패달을 밟는 싸이클리스트들의 건강함을 부러워하면서...


 

 

 

 

 

 

 

 


산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바람이 심해진다. 35도가 넘는 프로방스의 여름더위를

한 순간에 날려준다. 산의 정상은 풀 한포기도 안 보이는 석회암지대다.

왜 벙투산 별명이 대머리 산인지 알 것 같다. 

 

 

 

 

 

 

 

 

 

 

 


산 정상은 온통 싸이클리스트들의 축제장이다. 그들이 산을 오르는 힘겨운   

모습을 지켜 본 우리는 기꺼이 그들의 정상등정을 축하해준다. 

이렇게 넘치는 건강이 바로 프랑스의 힘이다. 체력은 국력이니까. 


 

 

 

 

 

 

 

 

 

 

 

산 정상에 서서 프로방스 땅을 바라본다.

지금 이곳에서는 거친 바람과 뜨거운 태양이 한판 대결을 벌이는 중이다.

 

 

 

 

 

 

 

 

 

 

풀 한포기 없는 산 정상은 밋밋하지만 참 독특하다.

대머리 산의 매력이 풀풀 느껴진다. 


 

 

 

 

 

 

 

 

 

산을 내려오며 프로방스의 유명한 산들을 떠올려본다.

세잔의 생트 빅투아흐산, 알퐁스 도데의 루베홍산, 막달라마리아의 은신처 쌩트 보메 산 ...

 

그럼, 벙투산은 누구의 산일까?

비공식적이지만, 우리는 벙투산을 자전거의 산으로 명명한다. 

 

 


 

 

 

 

 

 

 

 

 

 

덧붙이는 말

벙투산은 까뻥트하와 보클루즈에서 북동쪽으로 20키로 떨어져 있고,

자동차를 이용해서 여행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벙투산 주변의 라방드 밭은 다른 곳보다 수확시기가 약간 늦다.

라방드는 대개 7월 말에서 8월 초에 수확이 끝나는데, 이곳은 8월 중순에도

라방드가 한창이었다. 라방드 축제도 8월 중에 열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