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목길-쌩 뽈 드 방스(St,Paul de Vence)
니스에서 자동차로 사십분 정도, 서북쪽 방향으로 달려가면
산꼭대기에 독수리요새처럼 둥지를 틀고 있는 마을을 만날 수 있다.
프로방스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당당하게 서있는 이 마을 이름은 쌩 뽈 드 방스.
겉보기는 남성적이고 거친 느낌이지만 속살은 한없이 여리고 아기자기 아름다운 곳이다.
마을은 입구부터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언어도 다양하다.
이곳이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을이라는 소문이 실감난다.
14세기에 만들어진 방스의 문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중세마을이 나타난다.
그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술적인 산책길도 시작된다.
마을의 메인 도로는 전망대까지 일자로 뻗어있는 큰 길, Rue Grande.
길 양쪽으로는 갤러리와 크고 작은 기념품가게, 카페 등이 저마다
멋진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가게의 간판들도 하나같이 예술이다.
마을길을 따라 산책을 시작하려는 순간 시선이 발밑으로 향한다.
조약돌로 심어놓은 꽃들이 발아래서 웃고 있다.
꽃들을 밟을 때마다 툭툭 꽃향기가 터져 나올 것 같다.
길을 걷다가 고개를 돌리니 비탈진 언덕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계단이 보인다.
중세부터 살아온 이 마을은 구석구석 참 깨끗하기도 하다.
얼마나 쓸고 닦으며 살았는지...돌들도 반질반질 윤이 난다.
쌩뽈 드 방스는 유난히 화랑이 많은 아트갤러리도시다. 명성처럼 갤러리의
수준도 아주 높다. 갤러리에 시선을 빼앗긴 탓에 산책길이 점점 늘어진다.
마을의 큰길을 따라 걷는 길은 큰 분수(La Grande Fontaine)로 이어진다.
이름처럼 큰 분수는 아니지만 1850년에 만들어진 이 분수는 마을의 명물이란다.
13세부터 16세기 사이에 지어진 집들이 대부분인 마을에서 왜 이 분수가 명물인지 모르겠다.
분수를 끼고 왼쪽으로 올라가는 언덕길로 접어든다.
돌집 앞에는 초록식물들이 가득하다. 오래된 돌집에서 절제의 미가 느껴진다.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면 13세기에 지어진 쌩 뽈 교회가 있다.
웅장한 돌로 지어진 이 교회는 겉모습처럼 안도 밝고 깨끗하다.
채광이 잘 된 교회의 밝은 느낌이 곧 마을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쌩 뽈 교회 근처의 골목길. 다른 곳보다 수수하고 소박한 길이다)
(산책길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갤러리와 부띠끄. 샤갈풍의 도자기가 인상적이다)
마을은 미로 같은 골목길이 얽혀있다. 골목길의 표정도 다양하다.
마음을 사로잡는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한눈을 팔다보면 곧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그래도 괜찮다.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에 저절로 행복해져서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마을의 제일 높은 곳, 전망대에 서서 건너편 동네를 바라본다.
집집마다 수영장까지 있는 프로방스의 메종들과 더불어 마을공동묘지가 보인다.
니스로 나가는 문을 지나 마을공동묘지 시미티에로 들어선다.
이곳에는 자유로운 공상과 풍부한 색채의 화가 ‘마르크 샤갈’의 묘도 있다.
1960년대 초, 노년의 샤갈은 이 마을로 이사 와서 행복한 생을 살다가 갔단다.
죽어서도 아름다운 이 마을에 머물고 있으니,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이제 마을을 내려오는 길로 들어선다.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아름다운 골목길이 이어진다.
3백 살이 넘은 돌집들이 이제 막 세수를 마친 얼굴처럼 말갛다.
이 길을 내려가면 이제 마을이 끝난다. 더 이상 아름다운 골목길을
못 만날 것 같은 아쉬움에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퐁다시옹 매그. 뛰어난 20세기 예술작품들이 전시된 개인미술관이다.)
쌩뽈 드 방스로 가는 방법
-니스 가흐후티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방스(Vence)행 400번 버스를 탄다.
소요시간은 약 55분. 종점에서 한 정거장 전에 내리면 된다.
돌아올 때를 대비해서 터미널에서 미리 버스시간표를 챙기는 것이 좋다.
-승용차로 갈 경우, 주차비는 시간당 2.5유로. 다른 곳보다 조금 비싸다.
그렇다고 불법주차를 하면 낭패를 당한다. 이곳은 특히 주차단속이 심한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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