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보낸 일주일1
“당신이 잠든 사이에 내가 한 건 했지. 하하하”
일요일 아침, 부스스 눈을 뜨는데 의기양양한 남편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 밤, 혼자서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세일중인 여행상품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눈이 번쩍 뜨인 나는 얼른 여행사사이트에 접속을 하고 가격과 조건을 확인했다.
과연! 전무후무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싼 가격에 여행일정이며 조건도 괜찮다.
우리는 당장 계약을 했다. 여행자보험료가 좀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같은 조건의
다른 여행사보다 훨씬 싼 가격이니까. 여행출발은 일주일 뒤. 남편이 휴가를 내고,
터키에 관한 정보수집과 공부를 끝내고, 친구들에게 여행을 간다고 광고를 하고,
여행가방을 싸기에도 충분한 시간이다.
터키여행일정은 일주일. 자세한 일정은 프랑스출발 -> 터키 안탈랴 도착 ->
안탈랴에서 파묵깔레로 이동 후 관광 -> 파묵깔레에서 카파도키아로 이동 ->
카파도키아 관광 -> 카파도키아에서 안탈랴로 다시 이동 -> 안탈랴 관광 2일 ->
안탈랴 출발 -> 프랑스 도착이다.
여행첫날인 오늘 일정은 막세이유 프로방스 공항을 출발해서
터키 남쪽 지중해 휴양도시 안탈랴에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 전부다.
오전 8시 45분 비행기를 탄 우리는 세 시간 반 만에 안탈랴 공항에 도착했다.
프랑스와 시차는 1시간. 현재 안탈랴 기온은 22도. 우리가 떠나온 프로방스보다 훨씬 따뜻하다.
두 번째 패키지여행이라 그런 가 모든 것이 이집트여행과 비교된다. 공항은 조용하고 깔끔하다.
분위기도 세련됐다. 우리는 여행사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버스에 오른다.
함께 여행을 할 프랑스인들과 서먹서먹하게 눈인사를 나눈다.
공항을 출발한 버스는 잠시 후 안탈랴 시내로 들어선다. 시내 풍경이 내가 살던 동네 분당과 닮았다.
신도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안탈랴 시내는 참 깨끗하다. 버스가 좌회전을 하자 바닷가 절벽을 따라
들어선 리조트 호텔들과 멋진 아파트 단지들이 보인다. 우와~
제일 환상인 건 바다를 끌어안고 있는 듯한 호텔 방이다. 눈앞에 펼쳐진 지중해는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랗다. 우리는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며 크게 심호흡을 한다.
눈부신 햇살이 쏟아진다. 달콤한 햇살이 부드럽게 나를 감싼다.
그냥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일주일간 머물러도 좋을 것 같다.
저녁을 먹을 때까지 아무런 일정이 없다. 우리는 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안탈랴를 느껴본다.
세련된 도시의 풍경만큼 지나가는 사람들도 깔끔해 보인다. 귀찮게 따라붙는 사람들도 전혀 없다.
거리의 간판들이 낯설게 다가온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혼자 떨어진 느낌도 든다.
왠지 두려운 느낌이 들어서 산책을 계속할 수 없다. 여행이란 새로움을 만나는 것이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낯선 환경과 언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의 발길은 호텔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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