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상프로방스 Carnival-- 카니발, 까나발
봄빛이 찬란하던 일요일 오후, 엑상프로방스가 들썩들썩 춤을 춘다.
쿵쾅쿵쾅 신나는 음악과 함께 가장행렬의 막이 오르고 기괴한 옷차림을 한
마녀들의 행진이 시작된다.
춤추는 마녀, 섹시한 마녀, 거만하게 앉아 구경꾼들을 바라보는 마녀
그리고 예쁘고 귀여운 꼬마마녀가 우리 앞을 지나간다.
(올해 엑스 카니발 4월 3일에 열렸다. 일요일 오후를 즐기기에 더 없이 화창한 날이었다.)
행진하는 마녀와 환호하는 구경꾼들은 신이 나서 서로에게 꼬티용(알록달록한 종이꽃가루)를 뿌려댄다.
꽃가루는 훨훨 날아 구경꾼 틈에 앉아있던 내 머리위로, 어깨위로 사뿐사뿐 내려앉는다.
수북수북 꽃가루가 쌓인다. 카니발 행렬과 함께 미하보 거리는 꽃길이 된다.
카니발의 사전적인 의미는 ‘그리스도 국가에서 사순절 직전(3-7일전)에 하는 제전’이다.
금식을 해야 하는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마음껏 고기를 먹고 즐겁게 놀라는 행사가 바로 카니발이다.
원래는 가톨릭교회의 종교적인 행사였으나 요즘은 화려하고 볼거리 가득한 축제로 변모했단다.
보통 카니발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 그러니까 2월에 열린다. 그런데 엑스 카니발은 4월 첫 번째
일요일에 열린다. 왜 그런지 궁금하지만 알 수가 없다. 엑스에서 나고 자란 샹탈도 그 이유를
모르겠단다. 혹시, 유명한 니스카니발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카니발 날짜를 늦춰서 잡았을까?
(카니발 행진이 끝난 다음에 이어진 서커스 공연.)
엑스의 카니발은 아기자기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니스카니발과 이탈리아 베니스카니발보다
규모는 작지만, 알차고 재미나다. 무엇보다 모두가 함께 카니발을,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감히 나는 엑스 카니발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와 독일의 쾰른,
스위스의 발젤 카니발 못지않은 훌륭한 카니발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은 자유니까.
(카니발을 즐기는 엑스시민들. 호똥드는 인산인해,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엑스시민 모두가 축제를
즐기러 나온 것 같다. 공주드레스를 입은 아이들, 꿀벌분장을 한 아이들도 신나게 카니발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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