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의 봄꽃
우리나라의 벚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단다.
벌써, 벚꽃이 만개한 곳도 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 4월이 온 것이다.
갑자기 꽃잎이 하늘하늘 꽃비가 되어 떨어지던 서울의 거리, 내가 걸었던 추억의 길들이 그리워진다.
(꽃시장에서 만난 튜립과 장미. 4천5백 원이면 튜립은 10송이, 장미는 한 다발을 살 수 있다.)
프로방스의 봄은 길고도 짧다. 성급한 꽃들은 1월부터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을 알린다.
벚꽃은 2월말부터 미소를 지으며 피어나 3월이면 꽃잎을 모두 떨구며 사라진다.
그리고 3월 말부터 자두꽃, 사과꽃, 배꽃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우리 아파트 1층 정원에 핀 꽃나무. 내가 거실에 앉아 매일 바라보는 이꽃은 밥풀데기꽃과 비슷하다.)
<흰꽃이 만발한 자두나무. 새콤달콤한 자두를 품기 위해 피어난 꽃들이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다.>
<보랏빛 등꽃들도 활짝 피었다. 진한 등꽃 향기가 우리 동네에 가득하다.>
<우리집 입구 화단에는 이름 모를 봄꽃들이 한창이다. 내가 이름을 불러 줄 수 있는 꽃은..
아쉽게도 진보라색 칸나 밖에 없다. 꽃들에게 미안하다.>
<봄꽃의 하이라이트 유채. 노란색 유채밭을 거닐며 프로방스의 봄을 느껴본다.>
꽃들이 만개하는 4월에는 프로방스의 태양도 덩달아 흥분해서 달아오른다.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날이 더워진다.
한낮에는 기온이 30도까지 오른다. 태양의 기세에 눌려서 봄이 달아나버릴 것 같다.
왜, 프로방스 사람들이 봄이 짧다며 아쉬워하는지...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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