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자크 콩포스텔 가도(Chemins de St-Jacques de Compostelle)
순교한 성인 생 자크(성 야곱)을 기리며 걷는 순례자의 길. 프랑스사람들은 이 길을
슈망 드 생 자크 드 콩포스텔(Chemins de St-Jacques de Compostelle)로 부른다.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순례자의 길은 4가지 경로로 나뉜다.
파리와 베즐레 그리고 르 쀠 엉 블레이와 아를에서 각각 출발한 순례자들은 피레네를 넘어
하나로 합쳐지고 스페인 산티아고에 이른다. 도보여행자들은 보통 스페인국경과 인접한
생 장 피에 드 포흐(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출발지가 어디가 됐건, 순례자들은 순교한 성인을 기리며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을 강건히 하며
순례자의 길을 걷는다. 종교적인 신념이 없는 나는 순례자의 길을 걷고 싶은 의지도,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여행 중에 만난 순례자의 길과 마을들이 내게 수많은 이야기를 걸어온다.
프랑스 중앙산악지대에 위치한 르 쀠 엉 블레이(Le Puy-en-Velay)는 콩포스텔가도의 출발지다.
이 마을을 출발한 순례자들은 미디 피레네 지방에 있는 마을 콩크를 거쳐서 무와삭을
지나 피레네산맥을 넘어가는 순례자의 길을 걷는다.
순례자의 길가에 있는 마을들은 로마네스크양식의 교회가 많이 세워져있고,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르 쀠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희고 검은 줄무늬 아치가 인상적인 곳이다. 성당은 규모도 크지만
구조도 복잡하고 독특하다. 화산지역답게 ‘검은성모자상’도 모셔져 있다.
성당 한쪽에서는 순교한 성인 생 자크를 기리며 이곳이 콩포스텔가도의 출발지라는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대성당 뒤쪽에 있는 코르테이유 바위산 정상에는 16미터 높이의 붉은 성모조각상이 서 있다.
1860년 크리미아 전쟁에서 러시아에게 빼앗은 대포를 녹여서 만든 것이란다.
성모조각상에 올라 마을을 내려다본다. 붉은 지붕들 사이로 생 미셸 바위산(Rocher St-Michel)과
그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작은 예배당도 보인다.
어마어마한 대성당을 뒤로하고 성당계단에 앉아 마을을 바라본다.
화산지대에서 태어난 따뜻한 돌은 낡고 썰렁한 마을풍경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순레자들도 성당을 나와 이 길을 걸었을 게다.
그들은 이 길에서 무슨 생각을 했고, 무엇을 얻었을까.
이 마을은 레이스로도 유명하다. 마을 곳곳에서는 지방특산품인 레이스가게를 만날 수 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레이스는 자그만 나무를 여러 개를 사용해서 뜨는 보잉 뜨개법으로 짠 것이란다.
레이스가게를 지나는데 가게 앞에 나와 한가롭게 레이스를 뜨는 남자가 보인다. 참 독특한 풍경이다.
그리고 저 멀리... 길을 떠나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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