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해안을 가다3/ 비아히츠, 라휜느
시간이 웬수다. 해가 지기 전에 비아히츠에 도착해서 호텔 체크인을 해야 한다.
서둘러 바욘느를 떠나는데 아쉬워죽을 지경이다. 그러나 비아히츠로 들어서는 순간,
우와와~ 굉장하다아~ 우리는 변덕쟁이처럼 바로 비아히츠 예찬을 시작한다.
대서양 최고의 휴양지 비아히츠의 명성은 그냥 생긴 게 아닌 것 같다.
과연, 나폴레옹 3세의 왕비 우제니가 이곳에서 여름을 보냈을 만큼 훌륭하다.
왕족과 귀족들의 휴양지로 명성을 드높였을만하다.
<이곳은 또, 내가 재미있게 본 프랑스영화 'priceless'의 배경도시기도 하다. >
5월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대서양의 푸르름도 싱그럽다.
오후 6시가 넘었는데도 비아히츠 해변은 비키니차림으로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는
인파로 가득하다. 해변의 절경을 따라 산책을 즐기던 우리 마음도 살짝 흔들린다.
그래 대서양까지 왔는데 발이라도 담가야지. 여행에 지친 내 발에게 멋진 선물이 될 거야.
그런데 으악 차갑다. 바닷물에 발만 살짝 담군 것뿐인데 정신이 번쩍 난다.
깐느 해변과는 비교도 안 되게 차갑다. 아니.. 이렇게 차가운 바닷물에서 해수욕을 하는 저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인가!
다음날 아침. 비아히츠 근처 바닷가 마을, 생장 드 뤼즈를 지나서 스페인 국경 쪽으로 차를 달렸다.
국경을 지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스페인 마을이다. 표지판 글씨가 불어가 아닌 스페인어다.
또 하나, 바스크지방 글씨도 보인다. 이곳은 스페인과 프랑스지역에 걸쳐있는 바스크지방.
바스크지방의 90%는 스페인령에 있단다.
오늘, 우리는 생장 드 뤼즈에서 더 들어간 작은 마을에 있는 라휜느 산을 오른다.
산 정상에 오르면 바스크지방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단다.
산을 오르는 길은 두 가지! 걸어서 가는 것과 산악열차를 타는 방법이다.
오늘 우리는 산악열차를 탄다. 아직도 산악인의 젊은 피가 끓는다는 남편은 걸어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서 은근히 부러워한다. 그렇지만 산악열차의 추억도 잊을 수 없다.
왕복 14유로의 가치가 충분하다.
<라휜느 산악열차. 35분간 열차를 타며 즐기는 산의 경치가 감동적이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 >
<산 정상에서 바라 본 마을. 여기가 바스크지방이겠지?>
<산장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이곳에서는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다.>
그냥 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거지만 그 안에서 만나는 즐거움과 추억은 산악열차 때문에 더 특별해진다.
열차를 타고 가면서... 우리는 환경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한다. 만약, 북한산에 이런 관광 산악열차를 만든다면?
예전의 우리는 환경을 생각해서 무조건 반대했을 거다. 그런데 산악열차가 실어 나를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생각하니 무조건 반대할 일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관광자원이 부족한 서울. 만약, 북한산에 이런 산악열차가 있다면...
편안하게 관광객들을 실어 나를 수가 있다면... 서울의 관광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열차가 교행을 하는 사이,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어대느라 바쁘다. ㅎㅎ>
라휜느 산을 내려온 시간은 오후 1시. 갈 길이 멀다.
이제부터 7백 킬로를 달려야 엑스 우리 집에 도착한다.
운전대를 잡은 남편이 가엾다. 그래도 할 수 없지!
남편이 내 운전을 믿지 못하고, 나 역시 내 운전을 믿지 못하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피레네산맥을 바라보며 길을 달린다.
새삼, 지난겨울 아들과 함께 했던 스페인과 안도라공국여행의 추억이 떠올랐다.
아들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다. 우리는 동으로, 동으로 엑스의 우리 집으로 차를 몰았다.
추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녁을 먹으려고 몽플리에로 들어갔다. 작년 스페인여행 끝에 들렸던 도시다.
시간도 비슷하다. 오후 6시! 겨울에는 컴컴했는데 지금은 아직도 햇살이 쨍쨍하다.
그런데, 주차장을 찾다가 작은 차 사고를 당했다.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그 순간 물벼락을 맞은
듯 여행의 즐거움이 사라졌다. 저녁을 먹을 기분도 아니다. 에잉! 남편은 다시는 몽플리에는
안 간다며 이를 득득 간다. 이렇게 우리의 3박4일간의 여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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