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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이탈리아

이탈리아로 간다1

 

 

이탈리아여~ 우리가 간다. (2008년 3월1일부터 5일까지)

2008년 3월 1일. 남편과 이탈리아를 향해 떠났다. 갑작스런 여행이라 별다른 준비도 계획도 없이

떠난 여행이었다. 우리는 4박 5일의 일정을 단축하겠다는 욕심으로 새벽 2시에 집을 나섰다.

<전날 일찍 잔다고 누었으나 잠이 올리 없다. 뒤척이다가 두,세시간 눈을 붙였을까?>

 

출발과 동시에 우리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한다.

꿈에 그리던 로마와 피렌체 그리고 폼페이를 만난다는 설렘보다 스페인에서처럼 사고를 당하지 않고

무사하게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한 것이다.

우리도 우리지만 우리 차가 강도들의 손길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안고 출발한 여행은

다행히 아무런 사고도 없이 즐거운 추억으로 우리 마음에 남았다. 그러나 집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었던 것은 여행의 오점이 아닐까 싶다.


 

 

 

 

엑스를 출발해서 로마까지... 10시간을 달렸다.

도중에 국도구간에서 약간의 과속을 했는지 로마 경찰단속에 걸렸다. 그는 프랑스번호판을

단 외국인차량이 못마땅한지 차 주위를 천천히 한 바퀴 돌더니 잔뜩 폼을 잡고 묻는다.  

"Where are you going?"

"Rome..."

우리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로마로 간다는 답변을 했더니... 쓰윽 웃으면서 조심해서 가란다.

이 짧은 대화는 여행내내 우리의 테마가 되었다.

어디가세요? 로마... 그렇다 우리는 로마로 간다. ㅋㅋ

 

 

 

 

 

로마에 도착한 시간은 12시가 약간 넘었다. 우와~ 굉장하다... 우와~

처음 로마에 입성한 우리 입에서는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비또리오 에마누엘레2세 기념관 맞은 편에 주차를 하고 꼴로쎄움으로 달려가는 길.

지나치는 발길 하나, 스치는 눈길 하나도 범상치가 않다.

우리는 로마에서 가장 큰 원형극장 꼴로쎄움으로 제일 먼저 달려갔다.

8년만에 이렇게 웅장한 건물을 지었다니...로마인의 건축기술은 정말 놀랍다.

 

 

 

 <꼴로쎄움에서 바라 본 포로 로마노>

 

 

 

 <꼴로쎄움에서 바라 본 꼰스딴띠누스 대제의 개선문>

 

 

 

                                             <꼴로쎄움 내부>

 

우리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꼴로쎄움 안을 산책하면서 로마를 느꼈다.

이곳에서 죽을 때까지 싸워야했던 검투사의 슬픈 삶을 생각했다.

엄지손가락 하나로 검투사의 생사를 결정했다는 로마황제와 삶과 죽음이 오가는 검투사의

경기를 환호하며 즐겼을 잔인한 로마인들을 생각하니...잠시 씁쓸해진다.

   

 

 

 

꼴로쎄움을 나와 베네찌아 광장 쪽으로 가는 길.

고대 로마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는 포로 로마노로 접어든다. 사진으로 보았던 경치와 다른 느낌이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감동이 포로 로마노 곳곳에 숨어있다. 우리는 우리 눈으로 보고, 우리 가슴으로

포로 로마노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기 시작한다. 

 

 

 

 <빨라띠노 언덕에서 바라 본 포로 로마노>

 

 

 

                                                               <티투스의 아치도 보인다>

 

 

 

                                        <싸투르누스의 신전>

 

 

 

                               <깜삐똘리오 언덕에서 바라 본 포로 로마노>

 

포로 로마노를 얼마나 돌았을까? 화려했던 고대 로마를 상상하면서...

세월의 무게에 갇혀버린 인생무상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다리가 아프도록 포로 로마노를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불안한 로마의 치안이 떠올랐다.

주차를 해 놓은 우리 차는 무사할까?

 

 

                  

 

                                   <비또리오 에마누엘레2세 기념관 앞>

 

헥헥~ 우리는 발길을 돌려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 앞으로 다시 왔다.

자동차는 무사하다. 다행이다. 그런데 웬 수상한 남자가 주차된 자동차들 사이를 어슬렁거린다.

혹시, 로마의 자동차털이범?  다시 불안해지는데 저쪽에서 로마경찰이 다가온다. 수상한 남자가

슬금슬금 주차장을 떠난다. 휴우~ 로마경찰을 믿고 우리도 주차장을 떠나 대전차경기장으로 간다.

 

 

 

 

로마 귀족이 열광하던 전차경주가 열리던 대전차경기장. 

지금은 옛모습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황량하다.

우리는 유명한 '진실의 입'이 있는 싼타 마리아인 꼬스메딘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 입구는 관광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다. 영화<로마의 휴일>의 낭만을 기대하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우리도 증거사진은 남겨야겠지?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우리는 잠시 오드리 햅번을 추억한다.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웠던 그녀의 마음을 그러나 평탄치 못했던 그녀의 결혼생활을...

그런데 로마시대의 하수도뚜껑은 참 크기도 하다.

 

 

 

                      <깜삐똘리오 광장으로 오르는 계단.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다>

 

 

 

 

 

깜삐똘리오 광장 역시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는데 설계한지 1백년 만에 완성됐단다.

광장 한 가운데에 있는 로마의 황제이자 철학자 아우렐리우스의 기마상이 돋보인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이 느낀 탓일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곤이 몰려온다.

그럴만도 하지. 새벽 2시부터 일어나서 지금까지(벌써 저녁시간이다)강행군을 했으니...

이럴 때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  

 

 

 

 

호텔로 가는 길.

로마 시내를 운전하는 일은 거의 곡예수준이다.

차선도 없고, 도로는 온통 돌바닥이고, 운전이 거칠기는 서울보다 더 심하다.

운전을 좋아하고 즐기는 남편이지만 로마 시내에서 운전은 공포에 가깝다며 잔뜩 긴장한다.

복잡한 로마시내를 벗어나 외곽에 있는 호텔을 찾아가는 길도 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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