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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다/오스트리아

여행의 발견~인스부르크3

 

 

여행의 발견-인스부르크3

인스부르크의 아침이 밝았다. 아! 오늘 우리는 이곳을 떠나야한다.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여행계획을 세울 때, 인스부르크를 이틀로 잡을 걸...

우리는 때늦은 후회를 하며, 아쉬운 마음을 꼭꼭 누르며 아침을 먹는다.

그래도 아직 시간은 있다. 오후 1시까지 인스부르크카드를 쓸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부지런히 인스부르크를 더 즐기고 느끼자.


 

 

 

 


 

 

호텔을 떠난 우리는 파체르코펠(Patscherkopel)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러간다.

파체르코펠은 인스부르크 남쪽에 위치한 해발 2250미터 알프스봉우리다.

어제, 하펠레칼슈피츠에서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생각에 벌써부터 둥둥 마음이 들뜬다.

 

 

 

 

 

 

 

그런데, 너무 서둘렀나보다. 어렵게 찾아온 케이블카정류장은 문도 안 열었다.

산 밑이라 그런 가 날씨도 쌀쌀하다. 할 일 없이 왔다갔다 20분을 넘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산으로 출발하는 첫 케이블카를 탄다. 케이블카 승객들은 거의가 산 위에 있는

파노라마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출근길에 동승한 기분이다. ㅎㅎ

 

 


 

 

 

 

 

케이블카를 한 번 갈아타고 파노라마레스토랑이 있는 1920미터 지점에 내린다.

출근자들은 부지런히 레스토랑으로 들어가고 여행자인 우리는 정상까지 가는 케이블카를 타러간다.

그런데..엥? 파체르코펠 정상까지 가는 케이블카가 없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운행을 안 하는 것 같다.

에고~ 부지런한 새는 먹이를 많이 잡는다는데, 부지런한 여행자는 오히려 손해만 본다.  

 

 

 

 

 

 

 

 

시간만 많다면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며 트래킹을 즐겨도 좋을 것 같다.

그럴 여유가 없는 우리는 천천히 주변을 산책한다. 알프스의 아침공기가 상쾌하다.

알프스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인스부르크를 바라본다.

정상까지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이제, 우리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르네상스양식의 성, 암브라스성으로 간다. 

 

 

 

 

 

 

 


암브라스성 문을 들어서는 순간, 잘생긴 귀족을 만나는 느낌이 든다.

정갈하면서도 화려하게 꾸민 정원이 성의 품위를 높여준다.

성을 짓기 시작한 것이 11세기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말끔하다니...

박물관으로 개축할 당시에 전면수리를 했나보다.

 

 

 

 

 

 

 

 

성 안은 갖가지 무기와 보물, 희귀한 미술품이 전시된 박물관이다.

오스트리아의 번영과 영광이 한 눈에 느껴진다.

 

 

 

 

 

 

성안을 둘러보는 코스도 재미있다. 희귀한 전시품들을 보다 전시실 밖으로 나오니 왕궁 2층으로 이어진다.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야외 카페도 있어서 성을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14세기부터 19세기 합스부르크 왕가의 초상화 갤러리를 보고, 르네상스풍의 스페인홀의

어마어마함에 놀라며 성안을 둘러본다. 이렇게 많은 것을 갖고 누리며 살았을

오스트리아인들이 살짝 부러워진다. 그러나 소박한 삶을 살았을 우리 조상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욕심스럽게 자연을 거스르는 삶을 추구하지 않았을 테니까.

 

 


 

 

 

 

 

 

따뜻한 햇살이 암스라스성을 비춘다. 한가한 오전 시간이라 그런 가, 관람객들도 거의 없다.

우리는 성을 온통 차지한 기분으로 성안을 둘러보고, 정원을 산책한다.

이제, 인스부르크의 마지막 여행지 스와로브스키 수정세계로 떠날 시간이다.



 

 

 

 

 

 

 


수정으로 만들어 놓은 스와로브스키의 세계는 신기하고 황홀하다.

이렇게 멋진 작품을 감상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왜 자꾸 이렇게 멋진 수정세계가 장삿속으로 보이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수정세계와 매장을 분리시켜 놓았다면 이런 느낌이 덜 했을까?

 

 

 

 

 

 

 

처음부터 쇼핑을 염두에 두고 스와로브스키 수정세계를 갔는데도

나는 이렇게 상업적인 문화공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이렇게 투덜거리면서도 여행 기념이라는 핑계로 목걸이를 사고 있는 내 모습이다.


 

 

 

 

 


이제 인스부르크를 떠날 시간이다. 인스부르크라는 보석을 발견하고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짧지만 긴 하루였다.

7박8일간의 우리 여행도 막바지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지치기보다 힘이 난다.

여행이 즐거웠던 만큼 에너지충전도 많이 됐나보다.

오늘 밀라노에서 하룻밤을 자고 내일은 하루 종일 차를 달려 엑스 우리 집으로 가야한다.

네비게이터 톰톰에게 우리의 다음 목적지 이탈리아 ‘밀라노’를 입력한다.